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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형사·이혼전문 법률사무소 해밀

축구경기 중 폭행이 일어났다면 형사처벌을 받을까? 본문

형사소송 풀어보기

축구경기 중 폭행이 일어났다면 형사처벌을 받을까?

LEGALMIND-LAW 2020. 3. 5. 09:07

얼마 전 대한민국과 북한의 월드컵 예선경기가 무중계, 무관중으로 치러졌습니다. 국민들은 해당 경기를 생중계로 지켜볼 수 없었지만 경기 관련하여 많은 기사가 쏟아졌는데요. 중계를 하지 못한 점도 이슈가 됐지만 북한 선수들이 굉장히 거칠게 나와 황인범 선수는 경기 중 주먹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기사 또한 뉴스 랭크 상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축구경기 중 일어난 대표적인 폭행사건을 알아보고 이를 형법상 처벌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경기 종료 후 터널에서 폭행을 일으킨 브란다오

 

2014년 11월 프랑스 리그앙 바스티아 소속으로 활동 중이던 브란다오 선수가 상해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브란다오는 8월 17일 열린 리그앙 2라운드 파리 생제르망과의 경기 후 선수들이 퇴장하는 터널에서 상대팀 핵심 멤버인 티아고 모타를 기다리다 모타가 나타나자 갑작스럽게 박치기를 선사했고 모타는 코뼈가 부러져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그 와중에 해당 장면이 cctv로 모두 녹화가 되었고 인터넷에 그대로 공개가 되어 논란의 불씨를 지폈고 법정싸움까지 간 끝에 브란다오는 1개월 징역이라는 실형을 받게 된 것입니다. 브란다오는 모타가 경기 중 일반인으로서는 참을 수 없는 심한 모욕을 했고 그렇기 때문에 폭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렇다고 하여 해당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브란다오는 1개월 징역형과 함께 2만 유로 (약 2800만 원) 상당의 벌금을 물게 됐습니다.

 

 

리즈-맨시티-맨유 끈질긴 악연 로이 킨과 할란드

 

축구팬이라면,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오래 지켜봐 온 팬이라면 똑똑히 기억하고 있을 사건이 또 있습니다. 성격이 불같기로 유명한 로이 킨의 '복수'인데요.

 

맨유에서 수년간 수비형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한 로이 킨은 퍼거슨이 평가하는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이지만 다혈질의 성격, 폭력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상대팀 선수들과 트러블이 잦았습니다.

 

97/98 프리미어리그 시즌 맨유는 이른바 '장미 더비'의 리즈 유나이티드 (리즈시절에 쓰이는 그 리즈 맞습니다.)와 치열한 경기를 벌였는데, 그 경기에서 리스 소속 알피 할란드 선수와 계속된 언쟁과 접촉이 있던 로이 킨은 결국 헤딩 다툼 중 할란드의 발차기 (본인만이 고의 여부를 알 수 있겠죠)로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할란드는 쓰러져 얼굴을 감싸 쥔 로이 킨에게 다가가 '엄살 부리지 말아라!'라며 욕설과 함께 침을 튀기며 소리 질렀지만 로이 킨은 큰 고통에 일어나지도 못한 채 얼굴을 감싸 쥘 뿐이었죠.

 

로이킨은 해당 사건 이후 큰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어 긴 시간 동안 수술과 재활을 거쳤고 그 결과 최전성기로 평가받던 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했으며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맨유의 핵심 선수였던 로이 킨이 빠진 맨유는 아스날에게 우승트로피를 빼앗기게 됩니다.

 

그로부터 5년 후, 악연은 할란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 소속 선수가 되며 이어졌는데, 할란드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던 로이킨이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폭발하고 맙니다.

 

공과는 상관없이 (가까이 있긴 했지만) 신경질적인 킥으로 할란드의 무릎을 가격했는데, 할란드는 로이킨이 5년 전 그랬던 것처럼 큰 고통에 쓰러졌습니다.

 

이후 심판은 즉시 레드카드를 꺼냈고 로이 킨은 할란드에게 다가가 5년 전 할란드가 그랬던 것처럼 험악한 표정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할란드에게 침을 뱉고 그라운드를 벗어납니다. 

 

맨유 팬들은 로이 킨을 비난하기보다 'NEVER FORGET, THERE IS ONE KEANO'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한 편 (영국 축구팬들의 과격함은 한국인들의 상식 이상입니다) 할란드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표현을 하진 않았습니다.

 

할란드는 이때 생긴 부상으로 인해 결국 선수생활을 끝마쳐야 했고 그 뒤 로이 킨이 고의적으로 자신에게 부상을 입힌 거라며 법원에 고소를 했지만 법원은 할란드의 무릎이 원래 좋지 않은 상황이었고 로이 킨의 반칙이 은퇴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며 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리고 이후 로이 킨은 자서전에서 할란드와의 일화를 언급하며 "나는 인생에 후회스러운 일들이 몇몇 있지만, 할란드와의 일은 후회하지 않는다"며 회고해 또다시 파장이 일었습니다.

 

고의적이었다고 볼 수도 있는 문단이지만 사실 로이킨은 97/98 시즌 이후 할란드를 서너 차례 상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으로 폭력을 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의적인 복수'라고 판단하기는 섣부릅니다.

 

 

항상 카라를 세우고 경기하던 자존감의 끝 에릭 칸토나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퍼거슨이 신뢰하던 스트라이커 에릭 칸토나는 자신이 공격수를 주포지션으로 삼는 이유를 ‘다른 포지션은 보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비난받기 쉽지만 공격수는 골만 넣으면 아무도 자신을 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은 뚱뚱한 아저씨가 되어 가끔 맨유 경기장에 나타나는 유해 보이는 프랑스인이지만 그가 선수 생활을 할 때는 자의식이 강한, 그리고 로이 킨만큼이나 거칠었던 맨유의 스트라이커였죠.

 

칸토나는 자존감이 높고 거친 플레이 스타일만큼 자주 구설수에 올랐는데, 그 수많은 일화 중 하나가 바로 '쿵후 킥'사건입니다.

 

94/95 시즌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에게 반칙을 저지른 후 크리스탈 팰리스 팬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하던 칸토나에게 폭언을 퍼부었는데, 칸토나가 참지 못하고 바로 달려들어 '쿵후 킥'과 이어지는 '프랑스 라이트 훅'을 날린 것이죠. 이 사건으로 칸토나는 2주간 실형을 선고받아 수감되었고 리그에서는 9개월의 출장정지,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받게 됩니다.

 

칸토나는 이 사건을 '내 현역 시절 하이라이트'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축구경기 중 폭행은 형법상 처벌 대상일까요?

 

위 세 사건의 경우 법원의 처벌을 받지 않은 경우는 로이 킨-할란드 사건뿐이죠. 자, 이제 어느 정도 감이 잡히나요? 

 

축구경기에서 발생하는 모든 신체접촉은 상대방에 대한 폭행이 성립될 수 없는데, 이유는 운동경기란 처음부터 선수들 간의 신체접촉을 전제로 열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혹 경기 중 상대방의 반칙으로 피해를 입었다 해도 이러한 행위는 위법성이 없어 처벌받지 않는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브란다오는 '경기가 끝난 뒤' 모타를 폭행한 점이 처벌 대상이었고, 칸토나는 '선수가 아닌 관중'을 폭행했기에 처벌을 받게 된 것입니다.

 

반대로 로이 킨은 축구 경기 플레이 도중 '선수간' 일어난 신체접촉이었기에 형법으로 처벌을 받지 않은 것입니다. 비슷한 예로 이청용 선수에게 거칠고 깊숙한 태클로 축구선수가 당할 수 있는 최악의 부상인 정강이 복합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안긴 톰 밀러 또한 법정에 서지는 않았습니다.

 

대한민국-북한의 월드컵 경기에서 황인범 선수가 어떠한 형태의 폭력을 당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지만, 이는 법으로 처벌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강력한 '을용타'를 선사한 뒤 근엄하게 서있던 이을룡 선수 또한 처벌을 받지 않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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