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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형사·이혼전문 법률사무소 해밀

기회제공형과 범의유발형 함정수사 본문

형사소송 풀어보기

기회제공형과 범의유발형 함정수사

LEGALMIND-LAW 2020. 3. 25. 22:50

2014년 11월25일 저녁 경찰관 A씨는 성매매 전단지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이후 성매매 여성 B씨가 모텔방으로 찾아왔다. A씨는 동료 경찰관 3명을 불러들여 B씨를 붙잡았다. 성매매 수사를 위한 함정을 판 것이었다.B씨는 “옷 갈아 입을 시간을 달라”고 시간을 번 뒤 창문을 열고 6층 높이에서 뛰어 내렸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사건이 발생하자 여성단체들은 “성매매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는 함정 단속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살펴보자면 경찰이 성매매 현장을 급습한 것이 아니라, 경찰 중 한 명이 손님인 척 가장을 하고 전화를 걸어 성매매 여성을 모텔로 불렀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경찰의 무리한 함정 수사라는 지적을 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티켓 다방이나 전단지를 이용한 성매매의 경우에는 보통 1:1로 이루어지고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게 대다수이기 때문에 이런 단속기법을 이용하지 않고는 단속 자체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등장하는 사례를 들어 보겠습니다.

경찰은 최근 마약복용혐의로 만기 출소한 헤롱이를 다시 교도소에 넣고 싶습니다. 경찰은 주인공의 친구를 통해서, 차량 내부에서주인공에게 다시 마약을 복용하도록 권유합니다. 헤롱이는 자신은 손을 씻었다면서 거부했으나, 친구가 집요하게 권유하자, 결국 눈을 질끈 감고 주사바늘을 팔에 꽂습니다. 결국 헤롱이는 그 즉시 잠복해있던 경찰에 의해 체포됩니다. 만기출소한 당일의 이야기죠.
앞의 성매매 사건이나 뒤의 슬기로운 감빵생활 헤롱이 스토리 모두 수사기관이 범죄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고 범인을 검거합니다. 이러한 수사기법을 함정을 파고 기다렸다고 해서 함정수사(陷穽搜査)라고 합니다. 함정수사는 수사 기법의 하나로 ‘수사기관 또는 그 협력자가 제3자에게 범죄를 행하게 하고 그 실행을 기다려 검거하는 수사방법’입니다. 이러한 함정수사는 마약사건이나 성범죄 등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약 밀매나 투여 등은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행해지므로 일반적인 수사 방법으로는 범인 검거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공중밀집장소추행에도 경찰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있었죠.
범죄자의 입장에서는 억울할만 합니다. 국가기관이 국민에게 범죄를 교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의칙(信義則)이라는 관점에서 허용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함정수사라는 수사 기법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올바른 수사기법인지 여부에 대해 논란은 항상 있어 왔습니다.

함정수사가 위법인지를 가르는 대법원의 판단기준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이 있는 유인자가 피유인자와의 개인적인 친밀관계를 이용하여 피유인자의 동정심이나 감정에 호소하거나, 금전적ㆍ심리적 압박이나 위협 등을 가하거나, 거절하기 힘든 유혹을 하거나, 또는 범행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범행에 사용될 금전까지 제공하는 등으로 과도하게 개입함으로써 피유인자로 하여금 범의를 일으키게 하는 것은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않지만, 유인자가 수사기관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지 아니한 상태에서 피유인자를 상대로 단순히 수차례 반복적으로 범행을 부탁하였을 뿐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사용하였다고 볼 수 없는 경우는, 설령 그로 인하여 피유인자의 범의가 유발되었다 하더라도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기회 제공형 함정수사와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의 차이

이러한 수사기법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함정수사는 어떠한 범위에서 허용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서는 대체적으로 기회제공형 함정수사와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로 나눠서, 전자는 적법하지만, 후자는 위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통영 다방 성매매 종업원의 경우에는 성매매 종업원이 ‘성매매 의사’가 있는 경우였고, 수사기관이 성매매의 기회만 제공한 것이므로 기회 제공형 함정수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찰이 굳이 성매매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더라도, 다방 종업원은 성매매를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통영 성매매 종업원 사건의 경우에는 경찰의 적법한 수사기법이고 위법하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슬기로운 감빵생활 사례의 경우, 주인공은 자신은 완벽히 끊었다며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완강히 거부했는데, 경찰관과 모의를 한 친구가 집요하게 설득을 한 결과 투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함정수사는 범의유발형에 해당합니다. 만약 주인공이 다시 투약을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핸드폰을 통해 밀매상과 연락을 취하는 등), 경찰과 친구가 마약투약의 기회를 제공했다면 기회 제공형 함정수사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드라마상에서는 헤롱이가 입건되는 모습을 이후로 다시 등장하지 않았지만, 범의유발형 함정수사의 피해자로 무죄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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